허리는 무조건 곧게 펴야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허리협착증으로 점점 걷기 힘들어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상황에 따라서는 그 자세가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땅긴다며 자주 걸음을 멈추셨고, 허리를 뒤로 젖힐수록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병원 치료와 재활 과정을 함께하며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어떤 자세와 생활습관이 도움이 되는지 하나씩 배우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해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1】허리를 더 아프게 만드는 나쁜 자세
처음에는 단순히 나이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가 걷다가 자꾸 멈추고, 조금 쉬면 또 걸을 수 있었기에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들은 진단은 척추관 협착증이었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뼈 사이의 신경이 지나는 통로, 즉 척추관이 점점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통증과 저림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입니다. 디스크가 약해져 뒤로 밀려 나오고, 그 주변 인대 조직이 비후(두꺼워짐)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들었을 때 정말 신기했던 부분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는 신전(척추를 뒤로 젖히는 동작) 자세가 허리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협착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반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신전이란 척추를 뒤로 젖혀 허리를 펴는 동작을 뜻하는데, 이 자세를 취하면 이미 좁아진 척추관이 더 압박을 받아 통증이 심해집니다. 어머니는 반듯하게 서 있으면 더 아프다고 하셨는데, 그게 의학적으로 맞는 말이었던 겁니다.
또 하나는 오래 앉아 있는 자세도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서 있는 것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 디스크에 더 큰 부하가 걸린다는 사실은 처음 접했을 때 믿지 않았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 허리를 90도로 바짝 세우는 것보다 100도 정도 약간 뒤로 기울이는 자세가 디스크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됐습니다. 어머니는 그 뒤로 긴 의자에 앉을 때마다 허리를 살짝 뒤로 기대는 습관을 들이셨고, 실제로 앉아 있는 시간이 조금씩 편해졌다고 하셨습니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피해야 할 나쁜 자세 및 습관
| 구분 | 피해야 할 나쁜 자세 (Bad) | 왜 나쁜가요? (Reason) | 올바른 대처법 (Good) |
| 서 있을 때 | 허리를 꼿꼿이 펴거나 뒤로 젖히기 | 좁아진 척추관이 더 수축하여 신경 압박이 심해짐 | 허리를 아주 살짝 굽히거나 한쪽 발을 낮은 발판에 올리기 |
| 앉아 있을 때 | 90도로 바짝 세워 앉기 |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대화되어 신경을 자극함 | 등받이에 100~110도 정도 가볍게 기대어 앉기 |
| 걸을 때 | 통증을 참고 무리하게 계속 걷기 | 신경 혈류가 떨어져 '파행(절뚝거림)' 증상이 악화됨 | 통증이 오면 즉시 멈추고 허리를 앞으로 숙여 휴식하기 |
| 물건 들 때 | 허리만 숙여서 물건 들어 올리기 | 좁아진 공간에 순간적으로 강한 압력이 가해짐 | 무릎을 굽혀 앉은 상태에서 물건을 몸에 붙이고 일어나기 |
| 잠잘 때 | 반듯하게 엎드려 자기 | 허리가 뒤로 꺾여 척추관 공간이 가장 좁아짐 | 옆으로 누워 무릎 사이에 쿠션을 끼고 구부린 자세 취하기 |
| 운동할 때 | 과도한 스트레칭 (허리 젖히기) | 협착 부위의 신경을 직접적으로 압박함 | 허리를 앞으로 둥글게 마는 '굴곡 운동' 위주로 시 |
【2】집에서 할 수 있는 허리 강화 운동 3가지
나쁜 자세를 피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허리를 지탱해 주는 근육을 키우는 일입니다. 협착증이라고 해서 무조건 쉬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게 어머니에게 전환점이 됐습니다. 제가 직접 어머니 옆에서 같이 해봤는데, 세 가지 운동이 특히 도움이 됐습니다.

이 세 가지는 특별한 장비 없이 매트 하나만 있어도 집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22년 기준 1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만큼 많은 분들이 이 병을 많이 앓고 있지만, 수술 없이도 꾸준한 운동과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증상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3】혈액 순환이 다리 저림을 줄이는 이유
혈액 순환 개선이 허리 협착증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믿지 않았지만, 통증의 원인이 신경 압박인데 혈액 순환이 무슨 상관이냐 싶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됩니다. 신경은 혈류를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습니다. 눌린 신경 주변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염증 물질이 쌓이고, 그게 다리 저림과 터질 것 같은 방사통을 더 악화시킵니다. 방사통이란 특정 신경이 압박되거나 자극받을 때 그 신경이 지나가는 경로를 따라 퍼지는 통증으로, 어머니처럼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이어지는 저림이 대표적입니다.
어머니는 매일 저녁 짧게라도 걸으셨고, 집에서는 반신욕을 시작하셨습니다. 처음에는 10분도 못 걷던 분이 이제는 동네 한 바퀴를 천천히 걸으십니다. 다리 저림 빈도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도 협착증 보존적 치료의 핵심으로 유산소 운동과 생활 습관 교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수영이나 아쿠아로빅처럼 관절에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도 혈액 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어머니에게 가장 크게 변한 건 통증 수치가 아니라 표정이었습니다. 이제는 좀 살 것 같다. 그 한마디가 이 모든 과정의 의미를 설명해 줬습니다.
허리 협착증은 하루아침에 낫는 병이 아닙니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퇴행성 질환이라는 걸 받아들이는 데서 회복이 시작됩니다. 나쁜 자세를 하나씩 줄이고, 매일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