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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치매(수동적 뇌소비, 수면 부족, 혈당 관리)

by jwosjn 2026. 4. 14.

저는 처음엔 엄마의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셔도 그냥 나이가 드셔서 그런가 보다 했고, 깜빡하는 모습도 흔한 건망증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냉장고 문을 열어둔 채 다른 일을 하시고, 또 어떤 날은 약을 이미 드시고도 안 먹었다고 말씀하시는 일이 반복되면서 점점 걱정이 커졌습니다.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진 생활 습관과 몸의 변화가 조금씩 쌓여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요. 엄마를 곁에서 지켜보며 제가 새롭게 배우고 느낀 치매 관리 방법들을 이번 글에서 함께 나누어보려 합니다.

【1】수동적 뇌소비:뇌를 조용히 망가뜨린다

엄마는 아침에 눈을 뜨면 TV를 켜셨고, 잠자리에 드실 때도 TV 소리와 함께 잠드셨습니다. 뉴스, 드라마, 예능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저는 그게 그냥 쉬시는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이 바로 거기 있었습니다. 그 시간이 전혀 쉬는 시간이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의학적으로 이런 상태를 수동적 뇌소비라고 부릅니다. 수동적 뇌소비란 뇌가 스스로 판단하거나 기억을 꺼내는 활동 없이 외부 자극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전두엽과 해마의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여기서 해마란 새로운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뇌 부위로,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위축되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뇌는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는 기능부터 빠르게 약해집니다. 처음에는 긴 글이 잘 읽히지 않고, 대화 중에 말이 끊기는 느낌이 들다가, 점점 기억력과 집중력 전반이 흐릿해지는 과정을 밟습니다. 엄마가 자꾸 깜빡하신다고 하셨을 때, 저는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수동적인 TV 시청 습관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반면 능동적으로 뇌를 쓰는 활동, 예를 들어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바둑처럼 판단과 추론이 동시에 요구되는 활동은 신경 연결을 새로 만들어 줍니다. 특히 처음 배우는 언어나 악기처럼 완전히 새로운 자극은 뇌 가소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뇌 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자극에 반응해 신경 회로를 재구성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저는 엄마께 요즘 뜨개질이나 짧은 일기 쓰기를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사소해 보여도, 손과 뇌를 동시에 쓰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뇌 기능 활성화를 위한 생활습관 비교

구분 주요 활동 예시 뇌의 작동 방식 및 특징 뇌에 미치는 영향 (결과)
수동적 뇌 소비 TV·숏폼 영상 시청, 일방적 정보 수용 외부 자극을 비판 없이 수용, 스스로 생각하거나 기억을 인출하는 과정 부재 전두엽·해마 퇴화: 판단력 및 집중력 감소, 기억력 저하(깜빡함 증상), 뇌 기능 둔화
능동적 뇌 활동 독서, 글쓰기, 대화, 바둑, 퍼즐, 악기 연주 판단·기억·추론을 지속적으로 사용, 뇌세포 간 신경 연결(시냅스) 강화 뇌 가소성 향상: 신경망 강화, 인지 기능 유지, 새로운 정보 저장 능력 및 문제 해결력 상승
신체 연계 활동 뜨개질, 그림 그리기, 일기 쓰기 손과 뇌를 동시에 사용하며 정교한 조절력 요구 집중력 강화: 손의 세밀한 움직임이 전두엽을 자극하여 기억력 감퇴 예방

【2】수면 부족:뇌 청소를 막는다

엄마는 늘 잠이 잘 안 온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TV를 보다 자연스럽게 잠드는 패턴이 오래됐습니다. 제가 그걸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게 지금도 아쉽습니다. 수면 문제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뇌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우리 뇌에는 글림프계(Glymphatic System)라는 청소 시스템이 있습니다. 글림프계란 수면 중, 특히 깊은 수면 단계에서 활성화되어 뇌 속에 쌓인 독성 노폐물을 씻어내는 기전을 말합니다. 이 시스템이 처리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베타 아밀로이드(β-amyloid)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의 핵심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독성 단백질인데, 수면이 부족하거나 질이 낮으면 이 물질이 뇌에 계속 축적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환자는 글림프계 활성도가 유의미하게 낮았고 기억력도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출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엄마처럼 TV 소리를 들으면서 잠드는 경우, 겉으로는 자는 것처럼 보여도 뇌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면서 깊은 수면으로 진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부터 스마트폰과 TV를 끄고,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글림프계의 작동 효율이 달라집니다. 저는 엄마께 취침 전 TV 대신 짧은 스트레칭이나 따뜻한 물 한 컵을 권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변화였지만, 이런 루틴이 쌓이면 뇌가 스스로 회복하는 시간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혈당 관리:뇌 에너지를 결정한다

엄마의 아침은 늘 단팥빵이나 떡이었습니다. 점심은 간단한 국수, 저녁은 배달 음식으로 마무리되는 날이 많았습니다. 이런 식단은 큰 문제없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하루 내내 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태를 반복시키는 패턴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제3형 당뇨병(Type 3 Diabetes)이라고 부르는 연구자들이 있습니다. 제3형 당뇨병이란 뇌세포가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해 뇌가 에너지 부족 상태에 빠지는 기전을 가리킵니다. 뇌는 체중의 고작 2%에 불과하지만 전체 포도당과 산소 소비량의 20%를 차지하는 장기입니다. 그만큼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뇌입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약 1.5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국제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의 치매 예방 위원회는 전문가 연구를 토대로 치매 위험을 높이는 14가지 요인을 발표했는데, 혈당 조절 실패와 비만이 그 핵심 요인에 포함됩니다(출처: The Lancet). 비만은 복부 지방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과 신경 염증을 동시에 유발해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여기서 인슐린 저항성이란 세포가 인슐린 신호에 둔감해져 포도당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뇌 건강을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핵심 습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엄마를 보면서 그 사실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연하게 반복하고 있는 일상이 10년, 20년 뒤의 뇌를 조용히 결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행인 건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바꾸면 늦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늘 하루 단 10분이라도 더 걷고, 한 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그 작은 선택이 쌓여서 미래의 뇌를 만들어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인지 기능 저하나 기억력 감퇴가 의심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jY4NAlM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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