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프면 대부분 가장 먼저 디스크를 떠올립니다. 저희 부부도 처음에는 원인이 당연히 뼈나 디스크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오랜 시간 허리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알게 된 건, 통증의 원인이 꼭 눈에 보이는 구조물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검사 결과만 붙잡고 있을 때는 놓치고 있었지만, 실제로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던 건 허리를 붙잡고 버티는 깊은 근육과 주변 조직의 문제였습니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몸의 균형과 자세를 지탱하는 근육이 무너지면 통증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많은 분들이 지나치기 쉬운 허리 통증의 또 다른 원인, 그리고 몸속 깊은 근육들이 어떻게 허리 상태에 영향을 주는지 제가 직접 알아보고 느낀 내용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허리 통증과 장요근, 둘은 생각보다 훨씬 깊이 연결돼 있습니다
남편은 몇 주에 걸쳐 조금씩 무너졌습니다. 처음에는 퇴근 후 소파에 쓰러지듯 앉는 것으로 시작했고, 나중에는 허리를 부여잡고 서 있지도 못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밤에 자다가도 자세를 계속 바꾸고, 아침에는 더 피곤한 얼굴로 일어났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한 부위를 손끝으로 눌렀고, 남편은 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숨을 들이켰습니다. 그 부위가 바로 장요근이었습니다. 장요근이란 흉추 12번에서 요추 5번까지 이어지며, 골반을 지나 허벅지 안쪽까지 연결되는 우리 몸 가장 깊은 곳의 기둥 같은 근육입니다. 단순히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이 아니라, 골반과 척추, 고관절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허리가 아프면 허리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험상 그건 좀 다릅니다. 장요근이 굳으면 요추 전면의 근막이 당겨지고,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허리가 활처럼 휘는 과전만 자세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과전만이란 허리가 정상보다 과도하게 앞쪽으로 굽어진 상태로, 디스크 압박과 고관절 충돌을 함께 유발하는 자세 이상입니다. 남편이 정확히 이 상태였습니다.
【2】근막이 왜 중요한지...
병원에서 의사가 근막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을 때, 저는 그게 뭔지 잘 몰랐습니다. 근막이란 근육을 감싸는 결합조직의 막으로, 단순히 개별 근육을 덮는 것이 아니라 전신에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는 구조물입니다. 한 곳이 굳으면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연쇄적으로 긴장이 전달됩니다.
일반적으로 근육통은 근육 자체만의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설명을 듣고 나서야 왜 남편의 허리가 아픈데 목까지 뻣뻣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장요근 주변의 근막이 굳으면 횡격막(횡격막)까지 긴장이 전달됩니다. 횡격막이란 폐 아래에 위치한 주요 호흡근으로, 이것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호흡이 얕아지고 자율신경계 균형에도 영향을 줍니다. 남편이 늘 긴장하고 깊이 잠들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구에서도 장요근의 대사 이상과 전신 염증 마커인 hsCRP(고감도 C반응성 단백)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습니다. hsCRP란 몸 안에 염증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는지를 혈액으로 측정하는 지표로, 심혈관 질환 위험 평가에 자주 활용됩니다. 장요근 상태가 나빠지면 단순히 허리만 아픈 게 아니라 몸 전체에 만성 염증이 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3】집에서 직접 해본 3R 운동, 예상보다 효과가 있었습니다(스트레칭)
처음에는 고작 10분짜리 운동이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꾸준히 따라 하면서 통증이 줄어드는 걸 곁에서 지켜보고 나니,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제가 직접 따라 해 봤는데, 생각보다 호흡 자체가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운동 빈도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 세게 하는 것보다 매일 짧게 반복하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은 제가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장요근 건강이 노화와 대사에까지 연결된다는 사실
이 부분은 처음 들었을 때 조금 과장된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허리 근육 하나가 노화와 연결된다고요? 그런데 자료를 더 살펴볼수록 근거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장요근은 타입 1 근섬유(지구력형)와 타입 2A 근섬유(동적 움직임형)가 각각 약 40%와 50%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근육입니다. 타입 1 근섬유란 오래 유지되는 자세를 지지하는 데 특화된 섬유로, 미토콘드리아 밀도가 높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합니다. 미토콘드리아란 세포 안에서 ATP(에너지)를 생산하는 소기관으로, 이것이 줄어들면 세포 노화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장요근이 굳고 기능이 떨어지면 걷기가 불편해지고, 자연스럽게 일상 활동량이 줄어듭니다. 활동량이 줄면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 수가 감소하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대사증후군(비만, 고혈압, 당뇨가 함께 오는 상태)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만 여성을 대상으로 한 3개월 운동 프로그램 연구에서, 운동 후 장요근의 대사 활성도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고 전신 염증 지표도 함께 개선됐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PubMed,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장요근 건강이 중요한 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요근 관리 및 맞춤 운동이 시급한 대상
| 대상 유형 | 주요 상태 및 증상 | 운동 및 관리가 필요한 이유 |
| 장시간 좌식 근무자 | 하루 6시간 이상 앉아 있는 직장인 | 앉아 있는 자세는 장요근을 지속적으로 수축시켜 허리 하중을 높이고 근육을 짧아지게 만듭니다. |
| 체형 불균형 | 골반이 앞으로 기울거나(전방경사) 허리가 과하게 꺾인 분 | 장요근이 요추를 과도하게 잡아당겨 척추 정렬을 무너뜨리고 디스크 압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 만성 통증 보유자 | 허리나 고관절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되는 분 | 단순 염좌가 아닌 심부 근육(속근육)의 기능 저하일 가능성이 크며, 방치 시 만성 질환으로 이어집니다. |
| 대사 관리 필요군 | 복부비만이 있거나 혈당 관리가 잘 안 되는 분 | 허벅지와 코어 근육을 깨우는 운동은 포도당을 가장 빠르게 소모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핵심입니다. |
| 컨디션 난조군 | 만성 피로, 얕은 호흡, 낮은 수면 질이 반복되는 분 | 긴장된 장요근은 복식 호흡을 방해하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신체의 회복(부교감신경 활성화)을 막습니다. |
- 통증은 몸의 신호입니다: 특히 3주 이상 지속되는 통증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구조적인 불균형이 시작되었다는 경고입니다. 이때는 무리한 운동보다 앞서 공유해 드린 '리프레시-릴리즈-리셋' 3단계를 통해 근육의 긴장을 푸는 것이 우선입니다.
- 호흡부터 바꾸세요: 얕은 호흡은 장요근을 더 딱딱하게 만듭니다. 의식적으로 배와 옆구리까지 공기를 채우는 복식 호흡만으로도 속근육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 습관이 약보다 강합니다: 하루 30분 고강도 운동보다, 업무 중간중간 1분씩 장요근을 늘려주는 런지 스트레칭이 허리 건강에는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약 봉투가 늘어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오늘부터 내 몸의 중심인 장요근과 코어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몸의 기둥이 바로 서면 피로와 통증, 대사의 문제들이 도미노처럼 하나씩 해결될 것입니다.
남편이 딱 이 목록의 절반을 해당했습니다.
결국 남편의 허리 통증은 몇 주간의 치료와 꾸준한 장요근 운동을 병행하면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제가 이번 일을 겪으며 가장 크게 느낀 건, 통증이 심해지기 전에 몸에 신호가 분명히 온다는 겁니다. 그 신호를 피로라고 넘겨버리지 말고, 자세와 깊은 근육 상태를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게 맞습니다. 하루 10분, 자기 전 바닥에 누워서 천천히 호흡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통증이 심하거나 지속될 경우 반드시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